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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사회 전문 사회자처럼 보는 법

by 리서치앤픽 2023.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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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0년지기 친구의 결혼식 사회를 부탁받아 사회를 보고 난 후 몇 가지 포인트를 정리해 봅니다. 이러한 포인트만 잘 익힌다면 하객들로부터 전문 사회자로 오해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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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의 식순 이해

일반적으로 예식장에서 진행되는 결혼식의 사회 대본은 결혼식장에서 제공합니다

 

예식장에서 제공하는 대본
예식장에서 제공하는 대본

이러한 대본은 실제로 읽어보면 매우 딱딱하거나 비문이 섞여있어 일부 멘트를 구어체로 편안하게 할지언정 저 대본을 그대로 읽는 것은 매우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예식은 이러한 순서로 진행된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때문에 예식장과의 합을 맞추기 위해 순서는 통일시키되 세부 멘트는 수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순서와 함께 세부 사항에서의 포인트를 살펴봅니다.

 

예식 5분 전 멘트 편안하게 하자

식이 곧 시작하니 자리에 앉아달라는 내용의 안내입니다. 휴대폰을 진동이나 무음으로 바꿔달라는 요청을 합니다. 

 

장내에 계신 하객 여러분께 안내말씀 전하겠습니다. 잠시 후 신랑 000 군과 신부 000 양의 아름다운 예식이 거행될 예정입니다. 참석해 주신 하객 여러분께서는 예식홀 안쪽으로 들어오셔서 마련된 좌석에 착석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아울러 오늘 두 사람의 결혼식이 더욱 아름답게 진행될 수 있도록 여러분께서 소지하고 계신 휴대폰을 진동 또는 무음으로 전환해 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이 의도치 않게 핸드폰이 울리실 수도 있는데요. 오늘 두사람을 위해서 핸드폰을 잠시 꺼두시거나 진동또는 무음으로 전환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예식장에서 준 것과 다르게 바꿔봅니다. 식이 시작하기 전 하객들은 서로 인사와 잡담을 나누기 바쁘기 때문에 예식 5분 전 멘트는 사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약간의 울렁증이 있는 사람이라도 '나한테 관심 갖지 않으니' 매우 편안하게 사회 대본을 테스트해 보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편안하게 읽어보면 됩니다.

위에 적은 내용 중 핸드폰이 울리실 수도 있다고 적었는데, 표준어로 보면 잘못된 높임법이지요? 핸드폰이 울릴 수도 있는데요. 가 맞겠지만 구어체를 편안하게 구사한다면 누구도 말이 어색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호흡을 편안하게 하면서 읽거나 식장의 자리가 비어있다면 앉으실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고 일종의 애드리브를 섞어서 본인의 긴장을 푸는 것이 가능한 단계입니다. 이러한 편안한 마음가짐을 갖고 가는 게 전문사회자처럼 보이는 가장 첫 번째 포인트입니다.

 

개회사

정연복 시인의 부부의 인연이라는 시에는 이런 말이 나옵니다.
두 사람이 만나는 것은 참으로 기막힌 인연이고 그리고 참 기적 같은 일이라고 말합니다.

오늘 두 사람의 기적 같은 시작을 함께해 주신 여러분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신랑 000 군과 신부 000 양의 아름다운 예식을 거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예식을 시작하기에 앞서 안내 말씀 먼저 전해드리고 예식 시작하고자 합니다.
먼저 오늘 두 사람의 예식은 특별히 주례 선생님을 모시지 않고 예식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랑 신부 그리고 하객 여러분 모두가 더욱더 하나 되는 특별한 순간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두 사람에게 여러분의 멋진 미소 아름다운 눈빛, 따뜻한 박수 마음껏 보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개회사는 외우자!

매우 중요합니다. 하객들은 사실 개회사 정도만 듣고 사회의 멘트에는 크게 관심이 없습니다. 개회사만 잘하면 사회 잘 봤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개회사는 외우고 들어갑니다. 개회사를 외우고 본인의 호흡에 맞추어 하객들과 아이컨택을 하면서 개회사를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식상한 멘트 없이 바로 인용을 넣었기 때문에 주목도 받고 전문성도 느껴집니다.

자기소개는 하지 말자

개회사에서 저는 신랑의 00년 지기 친구, 저는 신랑의 회사동료 등등 예상되는 사회자의 자기소개를 하지 않습니다. 자기소개를 하지 않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면 주목도가 높아집니다. 왜냐하면 식상하지 않거든요. 더군다나 자기소개를 하는 과정에서 본인의 긴장도가 높아질 수도 있는데(나를 소개하기 때문에) 정작 본인 소개를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긴장에서도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자기소개는 맨 마지막에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결혼식을 가보면 많은 전문사회자들이 자기소개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사회자와 신랑이나 신부와 관계가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후 순서는 상황에 맞는 멘트를 섞으면서 진행

이제 사회자에 대한 관심이 거의 0에 떨어집니다. 이제는 중간중간 박수유도나 화촉점화 때의 실제 상황 설명을 섞은 멘트들이 딱딱한 공식 대본 중간에 섞어 들어가면 됩니다. 물론 구어체로 해도 됩니다. 

예를 들어 화촉점화 시,
신랑신부를 훌륭하게 키워주신 양가 두 어머니께서 한복을 곱게 차려입으시고 입장을 준비하고 계십니다. 입장하실 때 따뜻한 박수 부탁드립니다. / 천천히 걸음을 함께 하십니다. / 네 어머니 조심조심 천천히 들어오십시오.

 

등 사회라기보다 디렉션을 주는 감독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진행하면 더욱 마음이 편할 수 있습니다. 

 

주례(또는 아버지의 덕담)나 축가의 일부를 다시 곱씹어주는 애드리브도 좋습니다. 사회 대본만 읽는 게 아니라 식을 함께 본다는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실제 최근 결혼식에서는 신랑이 직접 축가를 불렀는데 가사는 대략 아래와 같습니다.

꽃이 아름답다 해도
그대보단 아닌 걸
밤하늘에 뜬 저 별도
내 맘보단 아닌 걸
긴 하루에 끝에
기대 쉴 수 있는 그대가 있어
오늘도 난 웃을 수 있죠


축가가 끝난 뒤,

 

'네, 꽃보다 아름답다는 신부 000 양을 향한 신랑 000군의 사랑의 세레나데 잘 들었습니다.'  정도로 가사 내용의 일부를 다시 풀어서 멘트를 해볼 수 있습니다.

 

마무리

이상으로 신랑 000 군과 신부 000 양의 결혼식을 모두 마치겠습니다.
계속해서 사진 촬영이 있을 예정이니 가족, 일가친척, 친구 및 직장동료 분들께서는
사진 촬영까지 함께해 주시기 바랍니다.
식사를 하실 수 있는 피로연장은 1층에 마련되어 있습니다.
다시 한번 오늘 소중한 걸음 해주신 모든 분들께 양가를 대신하여 깊은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사회에는 신랑의 20년 지기 친구 000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마무리 역시 사람들이 별로 관심을 갖지 않아 자기소개를 넣기 좋습니다. 생각해 보면 결혼의 주인공인 신랑 신부를 위해 자기소개를 맨 마지막에 살짝 하는 정도가 예식 사회의 본 취지에도 맞지 않나 싶기도 하고 하객들이 이런 배려를 느낀다면 더욱 사회를 잘 보는 사람이었다고 기억할 것입니다.

 

3줄 요약

1. 개회사만 잘해도 90%는 성공

2. 자기소개하지 말고

3. 나머지는 물 흐르듯 예식 상황설명 애드리브를 넣자

 

아래에 실제 제가 수정하여 사용한 대본을 올려두었습니다. 성공적인 결혼식 사회를 응원합니다.

결혼식사회.pdf
0.27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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